2009년 12월 20일 오전 9시


아침부터 심한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일찍 일어나서 바깥 날씨 동정을 살피지만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레 길을 걷는 동안 날씨가 좋은 날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좋기를 기대했건만 하늘을 보니 잔뜩 찡그리고 있어 좋은 날씨를 기대하기란 틀렸습니다.

 

자꾸 밖을 내다보면서 비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11코스를 향해 출발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하늘은 잔뜩 찡그리고 있습니다.

 

 

11코스는 총 21.5km, 6~7시간 소요되며

 

경로는

모슬포항(하모체육공원) - 섯알오름(3.7km) - 백조일손묘 갈림길(5.7km) - 이교동 상모1리 마을 입구(8.2km) - 모슬봉 입구(10.3km) - 정난주 마리아 묘(13.7km) - 신평마을 입구(15km) - 곶자왈 입구(16.49km) - 곶자왈 출구(19.4km) - 인향동 마을 입구(20.7km) - 무릉2리 제주 자연생태문화 체험골(21.5km) 입니다.

 

▼ 11코스 시작 시점인 하모 체육 공원

▼ 제주도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묘지입니다.

동네 한가운데에도 있고 심지어는 집 바로 앞에도 묘지가 있는 곳이 있습니다.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입구이자 식당인 바로 앞에도 묘지가 있는데 특이하게 묘지의 비석 방향이 보통 묘지들과 방향이 틀립니다.

 

비석이 보통 가로로 넓게 세워져 있다면 제주도에는 세로로 세워져 있으며 제단도 묘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석을 바라 보고 있는것이 특이합니다.

 

지나가면서 묘지 비석의 방향과 제단을 보면 일관성이 없게 모두 틀린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글을 쓰면서 문득 제주도는 배를 타고 나갔다가 행방불명 되거나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들이 많다고 하는 어느 주민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실종된 날짜로 제사를 지낸다는데 혹 묘지도 희생된 분들의 가짜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시신을 찾지 못했지만 집앞이나 밭에 묘라도 만들어 희생자들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비석과 제단의 방향이 틀린 것은 남자와 여자의 구별을 위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 알뜨르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평화로운 시골 풍경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 밭에는 파와 감자,그리고 배추가 심어져 있습니다.

▼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의 공군 병력을 집결시켰던 야욕의 현장인 알뜨르 비행장의 모습

 

백과사전에 정리된 알뜨르 비행장 글.


알뜨르 비행장은 1930년대에 일본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宋岳山:84m) 아래 들판에 건설한 공군 비행장이다.

2002년 근대문화유산 제39호로 지정되었다.


일본은 1920년대부터 제주도에 대규모 군사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1930년대 중반에는 대정읍에 알뜨르 비행장이 완공됐고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이곳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약 700 km 정도 떨어진 중국 난징(南京)을 폭격했다.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 규모의 격납고가 총 20개 건설되었으며, 훈련기인 잠자리비행기(아카톰보, Akatombo)를 숨겨두었었다고 한다.


알뜨르 비행장은 처음에는 20만평 규모로 시작되었는데 전쟁말기 1945년 8월에 전쟁에 패망할 당시에는 80만평으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 이날도 변함없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심한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파란 하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짚을 둥글게 말아놓은 소 밥

겨울에는 풀이 없어 짚으로 먹이를 줍니다.

▼ 일제의 전적시설 입구

▼ 일제가 제주도민을 강제 동원하여 만든 전적시설중의 하나인 격납고 모습

▼ 섯알오름 학살터

 

섯알오름을 이야기하면 제주도 사람들은 잘 모르고 학살장이라 얘기해야 안다고 합니다.

50여년전 해병대에 의해 200여명이 이곳에서 희생되었다고 하는데 역사는 흘러 50여년이 지난 지금 해병대는 올레꾼들을 위한 길을 만들 정도로 세상은 변했습니다.

 

▼ 일행들의 모습....일행의 전체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합니다..^^

▼ 추모비가 있는 곳

▼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비

▼ 암매장한 구덩이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입니다.

▼ 학살터의 전체 모습
 

▼ 격납고가 군데군데 보입니다

▼ 평화로운 모습....올레 길 소개대로 삶과 죽음이 공존합니다.

▼ 거센 바람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

▼ 이교동 상모1리 마을 입구로 가는 길에서

▼ 모슬봉 가는 길에..

보이는 것은 산딸기인데 산딸기를 따 먹는 모습입니다. 한 겨울에 산딸기라...~~~

▼ 이 지역 최대의 공동묘지가 있는 모슬봉에서...

비석의 모양이 각각 틀립니다.

▼ 모슬봉에서 바라 본 모습==좌측

▼ 모슬봉에서 바라 본 모습==우측

▼ 우측은 묘는 없고 비석만 있는데 신원미상의 묘지인것 같았습니다.

▼ 정난주 마리아 묘로 가는 길

▼ 신평 마을의 모습

▼ 마을의 모습

▼ 곶자왈 입구

 

곶자왈은 나무와 넝쿨들이 엉겨붙어서 숲처럼 보이는 곳을 제주말로 곶자왈이라고 하고 보온 보습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곶자왈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곳이며 올레 길로 새로이 공개 된곳 이라고 합니다.

 

곶자왈 입구에서 일행인 여동생은 곶자왈을 걸었다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금능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과 만나기로 약속하고 나머지 일행은 곶자왈을 향해 출발합니다.

 

▼ 구글로 본 곶자왈 입구와 출구 모습

 

▼ 곶자왈의 갈대밭

▼ 곶자왈은 비밀의 숲답게 아주 아늑하고 걷기에도 좋습니다.

▼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한낮에도 어둡습니다.

 

▼ 곶자왈은 들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계절에 다시 걷고 싶은 길입니다.

▼ 곶자왈 출구

우측 길로 들어서면 현순여 할망 민박집이 있습니다.

▼ 곶자왈 입구에는 길을 잃어버리기 쉬우니 조심하라는 경고가 적혀 있습니다.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 때문에 올레 안내 리본도 잘보이지만 풀이 무성게 자라는 여름에는 길 찾기가 쉽지 않을듯 합니다.

 

또한 들꽃이 화려하게 필 여름에는 곶자왈을 걸으면 꽃 향기에 취해 빠져 나올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곳입니다.

한 낮에도 곶자왈 길은 어둡고 음침하기 때문에 여자 혼자 걷기에는 무서울 수 있으나 그리 힘든 길은 아닙니다.

 

 

▼ 인향동 마을의 모습

▼ 11코스 끝지점..

 

금능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이 기다리어 있어 자연 생태문하 체험골은 들어가 보지 못하고 11코스를 종료합니다.

▼ 금능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주도에서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맨 왼쪽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과 올레 꾼들이 모여 맥주 한잔 하고 있습니다.(맥주 무료)

 

금능 게스트 하우스는 픽업도 가능하며 스킨 스쿠버를 배울 수 있으며 비양도까지 픽업도 해준다고 합니다.

낚시도 할 수 있으므로 일정만 괜찮았다면 며칠 묵고 싶은 곳입니다.

 

숙박비는 15000원이며 아침 식사를 제공합니다.

방바닥은 온돌로 되어 있어 아주 따뜻하며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