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1일

 

8박 9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날입니다.

올레 길을 걷는 8일 동안 하루 헛탕치고도 8개 코스를 돌았으니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제주도는 한라산 오를 때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구석구석 돌아보기는 처음이라 많은 걱정을 했지만 올레 길을 걷는 동안 그것은 기우였음을 알게 됩니다.

올레 길을 나홀로 걸어도 수 많은 올레 꾼들이 있어 외롭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것이 올레 길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며

맛있는 식당도 있고 맛없는 식당도 있습니다.

 

숙소가 좋은 곳도 있으며 나쁜 곳도 있습니다

가격이 비싼 곳도 있고 저렴한 곳도 있습니다.

 

몇 코스가 멋있더라,또 가고 싶더라가 아닌

코스마다 제주의 자연미가 물씬 풍기니 그런 멋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집 떠나면 고생입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 집만큼 편한 곳은 없으며 집에서 먹는 음식만큼 맛있는 곳은 없습니다.

 

모두 개개인의 취향이 틀리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어느 곳이 좋다,나쁘다를 평가한다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지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내 자신 스스로가 진실로 대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진실로 대해 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좋다,나쁘다를 따지기 전에 내 자신이 상대방에게 잘해주면 상대방도 나에게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한다면 보다 편안한 여행길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8박 9일의 올레 길을 걸으면서 느낀점은 제주의 역사를 모르고 올레 길을 떠나는 것은 아무런 소득이 없는 무의미한 올레 길을 걷는다는데 있습니다.

최소한의 제주 역사를 알고 올레 길을 떠난다면 매우 유익한 올레 길이 될 것입니다.

 

이번 올레 길은 준비 부족으로 계획에 차질이 있었습니다.

이제 올레 길이 어떻다는 것을 한 번 경험했으니 다음 기회에는 시행 착오가 줄어 들겠죠...

 

다가오는 올 여름 휴가는 조금 일찍 신청해서 10박 11일의 일정을 가지고 전 구간 비박 종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별로의 비상금을 마련 해야겠습니다...^^  

 

 

 

▼ 제주도 일정의 마지막 날에 걸은 올레 길 12코스 경로는 총 17.6km, 5~6시간 소요되며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 - 평지교회 - 신도연못 - 녹낭봉 - (구)신도초교 - 고인돌 - 도원횟집 - 신도 앞 바다 - 수월봉 - 엉알길 - 자구내포구 - 당산봉 - 생이기정 바당길 - 용수포구(절부암)입니다.

 

올레 길 마지막날이라 비행기타는 시간에 맞춰 적당히 걷기로 합니다.

동생이 배웅을 해준다고 같이 떠납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12코스를 거꾸로 선택했으며 용수포구에서 자구내 포구까지 걸은 다음 고산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갑니다.

 

 



 


아래 사진들은 용수포구에서 자구내 포구까지 짧은 구간의 사진입니다.

휴가 마지막날이다고 하늘이 엄청 좋습니다.

이제까지 날씨가 좋지 않다가 막상 제주도를 떠날려니 날씨가 좋아집니다...이런 ~~~~~

 

 

 

 

우리가 걷고 싶은 길은

                                     - 하영선


우리가 걷고 싶은 길은

바닷길 곶자왈 돌벌레 구불구불 불편하여도

우리보다 앞서간 사람들이 걷고 걸었든 흙길

들바람 갯바람에 그을리며 흔들리며

걷고 걸어도 흙냄새 사람냄새 폴폴 나는 길

그런 길이라네
 


 

우리가 오래 오래 걷고 싶은 길은

느릿느릿 소들이,뚜벅뚜벅 말들이 걸어서 만든길

가다가 그 눈과 마주치면 나도 안다는양 절로 웃음 터지는

그런길 ,소똥 말똥 아무렇게나 밟혀도 그저 그윽한 길

느려터진 마소도 팔랑 팔랑 나비도

인간과 함께 하는 소박한 길

그런 길이라네

 


정말로 정말로 우리가 가꾸고 싶은 길은

모래언덕 연보라 순비기향 순박한 바당 올레

이 오름 저 오름 능선이 마을길 이어주는 하늘올레 같은,

돌바람벽 틈새론 솔솔 전설이 흘러들고

그 길위에서 아이들이 까르르 소리내면

제주섬 올레도 따라 웃고

팽나무 등거죽 아래 자울자울 할머니

설운 역사 눈물도 닦아주던 그런 고운 마를 길

그 길위에 서면 너도 나도 마냥 평화로워지는 길


그 길 위에 서면 너도 나도 그저 행복해지는

그런 길이라네

 


우리가 찾는 길은

자꾸만 넓어지는 길,가쁜 숨 몰아쉬는 길이 아니라

늦어도 괜찮다 기다려 주는 길

천천히 걸으며 황홀한 속살마저 보여주는 길

과거와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길이라네

진정 우리가 걷고 싶은 길은

길 위의 마음 하나,길 위의 사람 하나,하나가 되는 길

흙의 깊은 마음과도 통할 줄 아는 그런 길

사람의 길이라네

이제 그 첫 번째 제주 올레 길 위에 너와 나 함께 서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