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8일

 

배낭이 무거워 그동안 맡겨 놓아던 짐을 찾으면서 한라산 돈내코 코스로 산행하기 위해 떠납니다.

 

제주도에 온지 6일째인데 이제야 돈내코를 찾은것은 눈이 오면 오르려고 눈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눈이 왔건만 생각보다 많은 눈으로 한라산이 통제되었고 제주 시내 일부도 모두 통제 됩니다.

 

▼ 구글로 본 돈내코 입구

 

돈내코 탐방로 입구는 허허벌판에 아무 시설도 없었습니다.

또한 교통편도 좋지 않아 입구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며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큰 도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매우 취약합니다.

▼ 탐방로 입구에는 15년만에 개방한다는 프랑카드만 걸려 있으며 안전요원 2명이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었으며 말 그대로 허허벌판입니다.

15년만에 개방한다면서 버스도 연결시키지 않고 무조건 개방만 하는 것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돈내코 코스로 이동하려면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돈내코 입구인 법호촌을 가는 버스를 타면 되며 입구에서는 콜택시를 불러 주차장까지 이동하면 됩니다.

▼ 산행은 포기하고 제주 내륙권 관광지를 향해 이동하지만 가는 곳마다 눈이 많이 쌓여 있고 도로가 통제되어 다니는 차량들이 많이 않았습니다.

히타가 틀어져 차안은 따뜻하여 나도 모르게 졸음이 밀려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올레 길을 걸을건데...하는 후회가 밀려 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여 다른곳으로 이동하지만 쌓인 눈 때문에 차량의 속도는 나지 않고 운전자도 불안하기 시작합니다.

 

▼  제주와서 첫째 날에 금요일날 제주 내륙권을 구경하자고 우연히 알게 된 어르신과 약속을 했습니다.

물론 그에 따른 대절료를 드리기로 했으며 오늘 하루는 편안히 제주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후 사진은 달리는 차안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  내륙권 관광지를 향해 가면서 교통사고 차량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운전은 더욱 조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시간 운전하는 차에 앉아 있으려니 안아프던 엉덩이가 아픕니다.

차라리 운전을 했더라면 아프지 않았을 것인데.....

▼  볼만한 곳 한곳을 골라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어르신이 기분 나쁘게 한마디 합니다.

"여긴 볼 없으니 그냥 갑시다"

 

속으로 기분 나빳지만 처음이라 참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서 똑같은 말씀을 하시길래 점점 기분이 상합니다.

 

우리가 직접 가보는 곳과 가보지 않는 곳, 영화를 보는 것과 안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산행 하기도 전에 나는 그 산을 가봤는데 별거 없더라는 소리는 가본자만의 특권이며

영화를 보고 난 후 재미없더라는 소리는 본 사람만의 특권입니다.

 

경험을 한 자와 못한자의 차이는 엄청나기 때문에 자기 기준으로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하물며 하루 가이드를 하겠다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 기분이 너무 상해 관광할 기분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두 말 않고 안내 취소를 하고 시내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  5코스 근처에 있는 곳에 도착하여 내린 다음 무거운 배낭을 그대로 메고 다닐까도 생각했지만 이제는 필요 없을 것 같아 박스를 구하러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시장에서 큰 박스를 보고 아주머니께 부탁하였더니 흔쾌히 가져 가라고 합니다.

 

박스를 가져와서 이제는 필요없는 물건들을 박스에 담습니다.

 

박스에 잘 포장하여 택배회사에 전화를 거니 연말이고 귤상자 때문에 바빠 올 수 없으니 직접 회사로 가져오라고 합니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가장 가까운 택배회사로 찾아가서 광주로 물건을 보냅니다.

▼ 이제 모든것이 홀가분하게 되었으므로 다시 올레 길을 가려고 토기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에 있다고 하여 게스트 하우스로 떠납니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산방산을 물어보니 신시가지에서 갈아타야 한다고 하여 신시가지행을 탔습니다.

 

기사님에게 신시가지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뒷좌석에서 앉아 있으니 어느덧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다시 기사님에게 가서 신시가지 아직 멀었냐고 여쭤보니 신시가지 지난지가 1시간이 넘었다는 것입니다.

방송도 안나오던데요 하니까 신시가지가 월드컵 경기장이라고 합니다.

 

타지역 사람이 신시가지가 월드컵 경기장인지 어찌 압니까????

 

어느덧 버스는 공항 근처까지 와버렸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니 다행히도 갈아타지 않고 한번 만에 가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상가상이라...

내가 타는 버스가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갑자기 뛰어든 승용차가 버스를 들이 받은 것입니다.

 

금방 끝날줄 알았던 사고처리가 30분이 넘어가고 급기야 나이 드신 어르신과 운전기사는 한바탕 합니다.

그러는 사이 같은 회사 버스가 도착하여 그 버스를 탄 다음 산방산 가냐고 물어보니 갈아타야 한다는 것입니다.

 

갈아타야 한다면 차비를 달라고 하였더니 내 차를 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비를 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니 그동안 참았던 성질이 폭발합니다.

 

사고가 났으면 보험회사 부르고 렉카차 부르면 5분이면 해결 될것 을 서로 잘했다고 설치는 바람에 30분 이상 지체되었고

사고 후 후속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도 없고

기껏 한다는 것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이 추위에 기다리게 한다는 말이 되느냐,,더구나 버스비를 이중으로 내면서...

 

그렇게 큰소리로 말한 다음 마지막으로 엄포를 놓아 쐐기를 박았습니다.(저도 한 성질 합니다)

 

같은 회사 동료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당신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치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모르지.

승객도 30명 이상 되고 나도 회사에 사고났다고 이야기하여 병원에 누워 있어야겠다.

교통사고 났으니 병원진단은 당연한 것이고

회사에 출근하는것 보다 병원에 가만히 누워있어 보험금이나 타 먹는것이 더 돈을 버니 오늘 로또 대박이네 하면서 엄포를 놨습니다.

 

그랬더니 젊은 운전기사는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었지만 동료를 생각해서인지 부랴부랴 연락을 하여 버스를 보내줍니다.

이렇게 될 때까지 근 1시간이 지났습니다.

 

왜 사람들은 좋은 말로 할 때는 말을 씹어버리고 성질을 부려야만 통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누구든지 성질은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 좋은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캄캄한 저녁이 되어 버렷습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망쳐버린 것입니다.  

 

게시판에 올린 글이라 직접적으로 욕은 못하겠고..진짜 X같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