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8일 오전 10시

13코스 종점인 저지마을 회관에 차량을 주차하고 시작지점인 용수포구까지 택시로 이동합니다.(택시비 9000원)

이날도 날씨가 좋지 않았으며 길을 걷는 도중 비를 만나 우중 올레를 하게 됩니다.

13코스는 전형적인 산간 올레로 용수저수지와 숲을 지나 아홉굿 마을 낙천리를 만납니다.

낙천리에서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제13 공수특전여단 병사들의 도움으로 복원된 총길이 3km에 이르는 숲길, 고목 숲길,고사리 숲길, 잣길 등과 저지오름의 울창한 숲을 지나면 15.3km 의 긴 여정이 끝납니다

코스경로는

12코스 종점,13코스 시작지점인 용수포구(절부암)를 시작으로 충혼묘지 사거리(1.5km)-복원된 밭길(2.1km)-용수저수지 입구(2.95km)-특전사 숲길 입구(4.7km)-고목 숲길(6.56km)-고사리 숲길(7.35km)-낙천리 아홉굿 마을(8.5km)-낙천잣길-용선달리(11.1km)-뒷동산 아리랑길(11.6km)-저지오름 정상(13.1km)-저지마을 회관(15.3km)입니다.

 

하지만 13코스는 코스 안내가 부실하여 올레 길에서 3번을 헤매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18-1 코스인 추자도 올레에서 본 주먹구구식 올레 길에 실망했으며 13코스의 전반적인 올레 안내 화살표와 리본의 부실함으로 인하여 3번 길을 잃고 헤멧습니다.

3번의 길을 잃음은 지도가 전혀 없는 올레 꾼들에게 아주 절망적인 소식이며 제주 올레 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 12코스 종점이자 13코스 시작지점인 용수포구

시작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연못에 위치하고 있습니다.(연못 우측 부분 파란색)

글자를 읽으려면 뒤로 한참 물러서야 보입니다.

표지판을 쉽게 찾을수 있고 읽기 좋고 보기 좋은곳에 두어야지 꼭 저런곳에 붙여야 됩니까?

제주도민들이야 지리를 알아 표지판이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저런 표지판 하나하나에 아주 민감합니다.

특히 제주 올레 코스는 지도가 없기 때문에 안내표시가 생명줄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안내 표지판을 아무 생각없이 멋대로 붙여 놓았습니다.

올레 관계자들은 올레길을 걷는 사람의 위치에 서서 안내 표지판들을 전면 재정비하기 바랍니다.

▼ 김대건 신부 기념 성당

▼ 13코스는 산간 올레이므로 바닷가의 풍경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대신 평화롭게 보이는 동네 풍경과 숲길을 걸을수 있습니다.

또한 인기가 없는 코스라 사색을 즐기려는 분에게는 아주 적당합니다.

▼ 올레 길을 걸은지 얼마 되지 않아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비를 맞으며 걷는 올레 길은 사진 촬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습니다.

▼ 계속되는 직진 길에는 저렇게 간세다리 표시가 필요 없습니다.

갈라짐이 있는 길, 헤매기 쉬운 길에 적절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 묘지에 돌로 담을 쌓았습니다.

돌담 어느 한곳은 영혼이 출입하기 쉽게 돌 배치가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 웬만한 시골길도 모두 포장이 되어 있어 도시인들은 구경하기 힘든 길입니다.

▼ 제13 공수특전여단 병사들의 도움으로 복원된 밭길에 들어섭니다.

▼ 밭과 밭사이의 길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 울창한 숲으로 변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길을 멋지게 복원하였습니다

▼ 우측으로 가라는 안내표시인데 이런 곳에는 쉽게 찾을수 없도록 풀위의 돌멩이에 화살표를 해놓았습니다.

올레 관계자들의 머릿속에는 저런 것도 멋이라고 표시했을 생각을 하니 한심합니다.

▼ 용수 저수지에 이르면 길이 양쪽으로 갈라집니다.

하지만 올레 리본은 양쪽길 모두 나뭇가지에 걸려 있습니다.

사진에는 좌측 리본은 보이지 않지만 우측길의 리본은 보입니다. 우측 길로 들어서는 순간 되돌아 나와야 합니다.

▼ 올레 길이 아닌 우측길을 리본만 보고 들어섰습니다.

용수 저수지 모습입니다.

▼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쪽으로 갑니다.

아저씨는 오른손 손가락이 거의 뭉개졌습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우중 낚시를 하고 계신 모습을 보니 낚시를 진짜로 좋아하시는 분 같습니다.

사진 촬영의 동의를 구하고 한 컷 찍습니다.

▼ 이곳까지 오면 한국수자원공사라는 표지판과 함께 올레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는데 오던 길을 다시 나가야 합니다.

▼ 용수 저수지 모습

우측 길로 계속 가보고 싶은데 길을 몰라 오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 되돌아 나오면서 촬영한 용수 저수지 모습

▼ 큰별 농장입니다.

들어가서 구경을 하려고 주인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아 그냥 나옵니다.

▼ 용수저수지에서 특전사 숲길로 가는 길에서

▼ 용수저수지에서 특전사 숲길로 가는 길에서

▼ 특전사 숲길로 들어섭니다.

▼ 특전사 병사들이 만들어 놓은 쉼터.

▼ 특전사 숲길..낙엽 밟는 소리가 정적을 가릅니다.

▼ 숲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길입니다...

▼ 반가운 리본..올레 길을 걸을 때 리본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인적 없는 곳에서의 리본 ..아주 반갑습니다.

▼ 고목 숲길에 들어서면 고목이 한그루가 보입니다. 한 그루 고목대문에 고목 숲길이라고 부릅니다.

옛날 전남 장성에서 홍길동 생가를 복원할 때 아무 연관도 없는 숲속에 있는 물을 보고 홍길동이 마셨던 샘물이라는 것을 보고 비웃음을 날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이곳은 다행입니다. 고목이 한 그루라도 있어 비웃음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요...

▼ 고사리 숲길에 들어서면 길 양쪽에 고사리가 많아 고사리 숲길이라고 부릅니다.

고사리는 봄에 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 가을에도 고사리를 캐러 갈 수 있습니다.

다만 봄 보다는 맛이 없습니다. 무엇이던지 제 철에 나는 것이 좋습니다.

▼ 하동 숲길에서는 또 다시 길을 해멧습니다.

13코스를 역 올레 하는 2분을 만났는데 그분들 역시 길을 잃고 계셨습니다.
빙빙 돌아 그자리..어디로 빠져야 할지 모르니 난감합니다.

한참을 돌고 도니 오던 길을 다시 가라는 올레 표시가 있습니다.

이런 올레 표시가 있는 것을 보니 올레 관계자들도 길을 잃어버릴지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길가의 토끼 풀,,흔히 말하는 네 잎 클로버 입니다.

▼ 길을 두 번이라 잃고 헤맨 탓에 힘이 빠져 잠시 쉬었다 갑니다.

▼ 아홉굿 마을 농촌 체험 교육 농장입니다.

풀무 체험,보리빵 만들기,농사 체험, 연못 낚시 체험,천연염색 체험등을 할 수 있으며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합니다.

체험 문의는 사무실 064-773-1946, 낙천리 사무소 064-773-1947로 문의하면 되며 체험비는 1인당 10,000(일만원)입니다.

▼ 아홉굿 마을의 쉼터에서 막걸리를 마십니다.

안주로는 포도와 오이가 나옵니다.

▼ 추억의 도시락입니다. 일명 벤또라고 부르는 것으로 옛날 남이섬에 갔을때 먹어 보았는데 이곳에서도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 천정에 붙여진 방명록(?).

▼ 이곳 쉼터는 올레 꾼들을 위해 올레 꾼들의 요청 때문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길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까지 오면 13코스 절반을 걸은 것입니다.

▼ 천정에 있는 메뉴판..

▼ 쉼터의 모습..아직 정식 이름은 없습니다.

이곳에서 왜 아홉굿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 그 유래를 물어 보았습니다.

가장 쉽게 설명하면 연못인데 낙천리에는 연못이 아홉개가 있다고 합니다.

아홉굿을 볼 수 있냐고 물어보니 쉽게 찾을수 있는 2곳을 알려줍니다.

▼ 아홉굿을 보기 위해 오던 길을 되돌아와 낙천리 마을 길로 들어섭니다.

사진에 보이는 트럭 뒤의 좌측에 연못이 있습니다.

▼ 연못의 설명..

▼ 아홉굿의 모습.

마을이 분지형인 동시에 점토질이어서 물이 잘 고이는 특성으로 인하여 저갈물이 저절로 형성되며 뒤이어 불미가 시작되면서 뎅이(틀)에 필요한 흙을 채취하다보니 물통이 여러 곳에 형성되어 지금의 아홉굿 연못을 이루고 있습니다.,

▼ 낙천리의 풍경

▼ 또 다른 연못의 모습.

▼ 2개의 연못은 찾았으나 나머지 7개는 시간 관계상 찾지 못하고 되돌아 갑니다.

▼ 낙천리의 마을 풍경

▼ 쉼터로 되돌아 옵니다.

▼ 앉을 새도 없이 무던히 앞만보고 달리기만 한 이들에게 의자를 내밀어 농촌의 편안함과 넉넉함을 안겨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아름다운 천 개의 의자---아홉굿 팜플렛 인용----

▼ 아홉굿 마을을 지나 낙천 잣길로 향합니다.

▼ 용선달리의 모습

▼ 이 꽃은 이름은 모르나 제주 지역 외에는 반출이 금지 되었다고 합니다. 즉 제주에서만 키울 수 있습니다.

▼ 저지오름으로 가는 길..

저지오름에서는 올레 리본이 여기저기 있어 또 다시 헤맵니다.

오름을 올라갔다 오니 또 다시 이 자리... 진짜 열 받습니다.

▼ 오름에서 바라 본 모습

▼ 우측 계단으로 내려가면 분화구를 볼 수 있습니다. 계단수는 260개 정도 됩니다.

▼ 분화구 모습

▼ 오름 전망대와 우측 분화구로 내려 가는 길

▼ 빙빙 돌아 같은 자리에 또 옵니다. 3번째로 헤맵니다.

저지오름이 제주도민들에게는 잘 아는 곳이고 또한 길도 어느곳으로 가더라도 뚫린지는 알고 있겟지만 타지역 사람들은 길을 잘 모릅니다

또한 지도도 없이 올레 화살표만 보고 가는 올께 꾼들에게는 일정한 방향 표시만 해줘야지 모든 길에 올레 리본을 달아놓으면 어느 길로 가야할지 난감합니다.

13코스 전체적인 올레 안내 화살표나 리본은 타지역 사람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겨우 올레 리본을 따라 무작정 길을 떠납니다.

저지 마을 회관이 나올 것도 같은데 아무리 걸어도 나오지 않습니다.

저지 오름에서 리본만 보고 왔는데...어디서인지 모르게 길을 잘못든 것이 확실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14코스입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올레 화살표나 리본이 없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두 갈래 길 같은데 여러분들이라면 어느 길로 가시겠습니까?

대부분 왼쪽 길을 선택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왼쪽으로 가면 길이 없습니다. 사진 우측의 잡초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 왼쪽 길로 들어서면 나타나는 막다른 길...정말 황당합니다...

▼ 14코스인지도 모르고 계속 길을 떠납니다.

▼ 한참을 가니 14코스 콘소낭 숲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제대로 된 안내표시가 없어 저지마을을 지나 14코스로 들어선 것입니다.

진짜 허탈합니다. 13코스에서 길을 잃어 버린것이 몇번이던가...

내가 뭣 때문에 이딴 길을 걸을려고 먼 곳에서 왔는가 하는 후회감이 물밑 듯이 밀려옵니다.

 

올레 리본을 잘못 보고 길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도도 없는 올레 길을 걸으면서 화살표나 리본을 보고 걷는것은 기본 상식입니다.

3살 먹은 어린아이가 안내 표시만 따라가도 찾을 수 있게 만들어나야 하는 것이 올레 길입니다.

 

핸드폰을 들고 몇 번이고 올레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망설였습니다.

지금 전화하면 내 마음속의 분노를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내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깊은 회한과 분노를 가슴에 안고 오던 길 왕복 5.2km 를 되돌아 갑니다.

되돌아 갈 때도 저지마을로 향하는 올레 리본이나 화살표는 보이지 않아 마을 사람들,또는 차량을 세우고 물어 물어 저지마을에 도착합니다.